정신건강의학과는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전문 진료과로, 이에 상응하는 의학의 한 갈래를 정신과학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정식 명칭은 '정신건강의학과'인데 이름이 길어서 편의상 주로 '정신과'로 줄여 부른다.
유사한 진료과로 신경과가 있는데, 정신과에서 성격장애, 우울장애와 같은 기능적 질환을 주로 다룬다면, 신경과에서는 발작, 뇌졸중, 파킨슨병 등과 같은 기질적 신경질환을 주로 다룬다는 차이점이 있다. 의학의 발전으로 치매 등과 같은 다수의 기능적 정신질환이 사실은 기질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신경과와 정신과의 경계가 모호한 질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정신병과 신경병을 구분하지 않고 'psychiatry'라는 진료과에서 모두 진료하는 경우가 대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신경과와 정신과가 '신경정신과'로 묶여 있었지만, 1982년 분리되어 각자의 전문과를 갖게 되었다. 이 같은 이유로 치매 같은 질환은 정신과 의사와 신경과 의사 모두 전공으로 하는 의사가 많다. 신경정신과로 합쳐져 있던 시절 신경과를 전공한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분리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바뀐 경우도 꽤 있다.
그리고 분리된 후 정신건강의학과로 가야 할 환자들이 이름에 '신경'이 들어간다는 것 때문에 신경과로 가는 경우가 잦아지자, 정신과 병원 이름에 '신경'을 넣어 '신경정신과'라는 명칭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연유로 신경과와 분리된 지 4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신건강의학과가 신경정신과로 불리는 일이 자주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역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기 이전에는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였다. 이후 정신병원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2009년 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 변경을 진행했고, 2011년 8월 4일부터 공식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라는 이름이 되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질환>
1. 우울장애 : 흔히 우울증이라 부른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며,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2. 조현병 : 조현병은 환청, 망상, 와해된 언어, 와해된 행동, 정서적 둔마 등이 주증상이고, 사회 활동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일부 환자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환자나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지만, 최근 약물 요법을 포함한 치료법에 뚜렷한 발전이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적극성이 필요한 질환이다.
3. 실인증 : 실인증은 하나 이상의 감각기능을 사용하여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 장애를 말한다.
4. 공황장애 :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측 불가능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5. 불면장애 : 흔히 불면증이라 불리며, 수면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의 시작과 지속, 공고화, 그리고 질에 반복되는 어려움이 있어 그 결과 일상 기능의 장애를 유발하는 상태를 일컫는 용어이다. 그래서 위 세 가지 요소인 적절한 수면의 기회, 지속되는 수면의 문제, 동반되는 일상기능장애로 불면증을 정의하게 된다.
6. 불안장애 :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 질환을 총칭한다. 불안과 공포는 마주한 위험에 대한 경고 신호로써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지나칠 경우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더 어렵게 하고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증상을 일으킨다. 불안으로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심장 박동 증가, 호흡수 증가, 두통, 위장관계 이상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 불편감을 초래한다. 또한 불안이나 걱정, 혹은 신체 증상이 대인관계, 직장생활, 학업과 같은 일상 활동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 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7. 치매 : 치매는 지적 장애와 마찬가지로 지능의 장애인데, 지적 장애는 주로 지능의 발육이 늦거나 정지된 것인데 반하여, 치매는 병 이전에는 정상적이던 지능이 대뇌의 질환 때문에 저하된 것을 말한다. 치매의 전형적인 것은 대뇌신경세포의 광범위한 손상이며 기질치매라고 한다. 그 밖에도 노인치매, 매독에 의한 진행마비 또는 간질 대발작의 반복으로 일어나는 간질치매 등이 있다.
치매의 대표적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혈관질환의 세 가지 순서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며, 두 가지 이상의 뇌질환이 함께 발병되는 경우가 과반수이다. 치매의 발생 여부는 신경심리검사만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치매의 치료와 예후는 원인이 되는 질환에 따라 달라지므로, 치매의 진단 그 자체보다 감별진단이 더욱 중요하다.
8. 자폐증 : 자폐증은 3세 이전부터 언어 표현과 이해, 어머니와의 애착 행동, 사람들과의 놀이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3세 이후에는 또래에 대한 현저한 관심 부족, 반복행동, 놀이행동의 심한 위축, 인지 발달의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나는 발달 상의 장애이며, 전반적 발달장애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외에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다루는 질환에는 화병, 후유장애, 분노조절장애, 난독증, 기면증, 틱장애, 하지불안증후군, 수면무호흡증, 지적장애, 피해망상, 실어증, 관음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금단현상, 건망증, 산후우울증, 폭식증, 도박중독 등이 있다.